느린 삶/인문

서산 갯마을 들깨시인

낭만할매 안단테 2022. 11. 2. 04:51


초보 농사 들깨 시인 김명림 씨
느닷없이 남편을 잃고
힘들지만 한 번 해 보겠다고
들깨 농사를 시작했다

밭을 논으로 만들어 벼농사를
지으면 편할 텐데~~~
굳이 밭으로 개간을 해서
매일 작은 닭장을 돌보며
병아리 키우고 들깨 심으며
시인 농사꾼이 되었다


10여 년 전 시인으로 등단하고
시인의 이름은 익숙지 않다

시집 2권이 나왔으니 어엿한
충남 서산 여류 문학회원이다

이따금 올리는 글로만 소통하다가
이번에 첫 들깨 농사를 보고
나도 좀 달라고 했다

소출이 얼마나 될지~
내 몫까지 있을는지~~

어차피 먹어야 할 들기름이니
올해도 믿고 사는 들깨다


들깨와 함께 시집
두 권이 왔다

시들이 모두 정겹다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오다가다 만나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나누는 얘기처럼 풍경이 그려진다

짧고 함축된 언어 속에
그녀의 삶이 녹아 있다

<콩국수 한 그릇이면>이라는
시는 읽다가 웃었다

멀리서 다가오는 그 여인
귀걸이 목걸이 금붙이로
치렁치렁 매달고
아는 체를 한단다

기억에서 어렴풋이 떠오르는
그녀는 빌려간 돈 갚지 않은
그녀였다

그러지 말고 차라리 이 참에
콩국수 한 그릇 나누어
먹었으면 못 받은 돈
아깝지 않았을 텐데 라는
내용의 시이다~~~ㅎ

................^^

참 재미있는 시다

<늙은 구두> 역시 그렇다



알알이 탱탱하게 영근 들깨
돌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미리 걱정해주는 여린 마음의
들깨 시인이다

무게 많이 나가게 하려고
모래알 섞어 보내는 사람도 있구먼....

깨끗이 수확한 들깨가
보석같이 귀하게 느껴진다

초보 농사라 매일 세발자전거
타고 오가며 주인의
발소리 듣고 자라 알곡이 된
들깨가 마냥 신기했단다

감사한 들깨, 그녀의 정성이
듬뿍 들어간  첫농사다

나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건강 먹거리로 왔도다~~^^

감사한 마음이다.